커피(coffee) 이야기 첫 번째 : 커피의 종류
커피는 현대인들에게 빠져서는 안 되는 대표적인 기호식품이 되어버렸죠. 저도 사회생활을 시작하고부터 커피를 즐기기 시작해, 지금은 주말에도 분위기 있는 카페는 일부러 찾아가는 카페 마니아(?)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마니아'라고 하기엔 커피 자체에 대해서는 너무 무지해서... 오늘은 자주 즐겨 마시는 몇 가지 커피에 대해 공부도 할 겸, 커피 종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1. 에스프레소(Espresso)
에스프레소는 짧은 시간에 뜨거운 물을 고압으로 커피 가루에 통과시켜 추출하는 농축 커피입니다. 다른 커피들이 이 에스프레소에서 우유와 물을 추가해 만들어진 것이니 어떻게 보면 커피 원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30ml 정도의 작은 양이라 커피를 잘 모르고 주문하시는 분들이 종종 비싼 가격에 작은 양으로 당황하게 되는 커피이기도 하죠. (저도 처음엔... '엥?' 했던 기억이..ㅎㅎ) 최근엔 에스프레소만 전문적으로 하는 빈티지 느낌의 커피 바(bar)들도 제법 생기는 걸 보니, 강한 향, 진한 맛을 좋아해 에스프레소만 찾는 마니아들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람들을 이해 못하는 영상을 종종 보곤 하는데, 에스프레소의 방식은 19세기 중반부터 영국, 프랑스 등에서 커피를 즐겨 먹는 방식 중 하나였으나, 이런 증기압 추출 기계에 대한 방식을 최초로 특허로 낸 것이 이탈리아(안젤라 모리온도)라고 하니 충분히 그들이 자부심이 있을만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보통 커피를 만드는 전통적인 방식은 원두 가루에 물을 넣고 끓이거나, 뜨거운 물을 우려내서 먹다 보니 단시간에 대량으로 만들기가 참 어렵죠.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어떻게 하면 단시간에 효율적으로 커피를 만들 수 없을까 하고 연구 끝에 고안한 방식이 에스프레소의 시작이며, 덕분에 현대의 우리가 흔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아메리카노 (Americano)
앞서 소개했듯이, 보통 에스프레소에서 물 또는 우유를 추가해 다른 종류의 커피들이 만들어지는데,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섞어 에스프레소보다 조금 더 묽게 만든 커피입니다. 에스프레소보다 커피가 연하고, 양도 많습니다. 아메리카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이탈리아에 주둔한 미군들이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시기 어려워 물을 섞어 마시면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아메리카노는 이탈리아어로 '미국인'을 뜻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커피 자체보다 커피를 마시면서 나누는 담소, 카페의 분위기를 더 즐기기 때문에, 맛이 강하지 않고 양이 많은 아메리카노를 가장 즐기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2010년 10cm(십센치)의 '아메리카노'가 뜻밖의 큰 히트를 칠 수 있었던 것도, 물론 중독성 있는 목소리와 보컬인 권정열의 매력적인 음색이 주된 이유이겠지만, 한 때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게 사치처럼 느껴지던 분위기에서- 이제 아메리카노 한잔 정도는 당연하게 즐기는 시대 분위기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담으로 권정열은 원래 드립커피를 좋아하는데, 드립커피가 너무 비싸서 아메리카노를 어쩔 수 없이 즐겼다고..)
3. 카페라떼(Caffe Latte)
카페라떼는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우유를 많이 섞고, 그 위에 얇게 거품을 얹은 커피입니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며, 우유 비율이 높아 커피의 쓴맛이 덜합니다. 라떼는 이탈리아어로 '우유'를 뜻하며 주로 이탈리아 가정에서 아침 식사로 마시던 커피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카페라떼는 '라떼아트'라는 분야가 있을 정도로 먹는 재미도 있지만, 위에 얹은 얇은 거품을 통해 보여주는 재미도 같이 느낄 수 있는 커피입니다.
4. 카푸치노(Cappuccino)
카푸치노는 이탈리아 카푸친 수도사들의 갈색 수도복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카푸치노는 에스프레소에 스팀 우유와 우유거품을 1:1 비율로 넣은 음료로, 거품 위에 시나몬 가루나 코코아 파우더를 뿌리기도 합니다. 거품이 풍성해 부드럽고 크리미 한 질감이 특징인데, 저는 보통 하루에 한 잔 정도 커피(아메리카노)를 즐기는데, 만약 하루에 두 잔을 먹어야 한다면 두 번째는 거의 카푸치노를 선택하곤 합니다. 따듯하게 몸을 녹여주는 부드럽고 크리미 한 느낌과 시나몬 향 때문이죠. 카푸치노는 보통 아이스가 없는 게 일반적입니다. 가끔 어떤 카페에서는 아이스 메뉴가 있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카푸치노는 따듯하게 즐겨야 그 맛을 잘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페라떼와 카푸치노의 차이
가끔 카페라떼와 카푸치노의 차이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둘 다 커피에 우유를 넣어서 만드는 음료라는 점은 같지만, 에스프레소와 우유, 그리고 거품의 비율(두께)이 다릅니다. 카푸치노는 에스프레소, 스팀 밀크, 거품이 1:1:1로 들어가는 반면, 카페라떼는 에스프레소 한 샷에 우유가 많이 들어가고, 그 위에 거품층도 아주 얇게 얹어집니다. 그래서 커피의 쓴맛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따듯한 우유의 단맛이 강한 카페라떼를 마시면 되고, 반면 커피의 진한 맛을 더 느끼면서 우유 거품의 풍성함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은 카푸치노를 택하면 입맛이 맞습니다.
두 음료의 양도 조금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카푸치노가 약 150~180ml 양이 적정한데, 보통의 커피보다는 양이 좀 작은 편입니다. 이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에스프레소의 풍미를 더 강하게 느끼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카페라떼는 보통 240~350ml가 적정합니다.)
5. 그밖에 (마키아토, 모카)
그 밖의 커피는 제가 잘 즐기지 않는 스타일이라... 간단하게만 알아 보겠습니다. 마키아토(Macchiato)는 이탈리아어로 '얼룩지다'는 뜻인데, 에스프레소에 아주 적은 양의 우유 거품을 얹은 커피입니다. 에스프레소 위에 우유 거품을 얹어 살짝 우유로 얼룩진 거처럼 보이는 모양을 의미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카라멜 마키아토'가 친숙해, 이 때문에 마키아토를 단순하게 '달달한' 커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모카는 에스프레소, 초콜릿 시럽, 스팀 밀크가 조화를 이룬 커피로 초콜릿과 커피의 달콤함과 쌉싸름함(?)이 균형을 이루며, 주로 휘핑크림을 얹어 즐기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모카는 일반적으로 디저트처럼 즐기는 커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초콜릿과 휘핑크림이 더해져 어떤 곳에서는 '화이트 초콜릿 모카'라는 메뉴로 불리기도 하죠.
지금까지 커피의 종류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저도 공부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탈리아에서는 카푸치노를 아침에만 마시는 문화가 있다고도 합니다. 점심 이후에는 소화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우유가 들어간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고, 대신 식후에는 에스프레소를 즐긴다고 하네요. (아침에는 주로 라떼와 카푸치노를 즐긴다고..)
저는 아침에 아메리카노 통해 카페인 충전 후, 오후에는 그 보다 가벼운 카푸치노를 즐기는데, 만약 이탈리아에 가서 이렇게 마시면 '커피를 모른다'라고 무시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ㅎㅎ 어쨌든 커피를 그냥 즐기는 것보다, 이러한 내용들을 알고 마시면 커피를 즐기는 경험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싶네요. 다양한 커피를 시도하면서 각자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아보시길 바라며 오늘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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