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Brew)'가 뭐야
정확하지 않지만 2015년도 또는 2016년도 정도로 기억합니다. 언젠가부터 카페에 '콜드브루(Cold brew)'라는 메뉴가 등장했죠. '콜드'는 뭐, 대충 차가운 거라는 건 알겠는데, '브루(Brew)'는 뭐지?
'뭐... 잘 모르겠고 그냥 일단 마셔보자'
처음 마셨을 때 (그냥 제 자체적으로) 콜드브루는 '아메리카노보다 입 안에 진한 맛이 더 꽉 차게 느껴지는, 풍미가 조금 더 강한 커피' 정도로 정의를 내립니다.
사실 'Brew'는 술이나, 차(tea)를 공부하시는 분들은 많이 익숙한 단어이죠. 그리고 요즘은 워낙 정보가 넘치는 시대이고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이 표현이 뭘 뜻하는지 대강은 다 아실 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한동안 그 뜻을 모르고 마셨지만...) 굳이 정의를 해본다면 커피에서는 '우려내다' 정도의 표현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즉, '브루 커피'는 원두를 갈아 물을 부어 커피를 추출하는 전통적인 추출 방식을 말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에스프레소(Espresso)' 방식과는 조금 차이가 있죠.
* 에스프레소가 높은 압력의 기계로 물과 짧게 접촉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라면,
* 브루는 물이 떨어지는 중력을 이용하여 물과 깊게 접촉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넌 그냥 커피였다면, 이 사람은 내 TOP야!' (갑자기 왜 이 카피가 생각나지.. ㅎㅎ)
에스프레소 방식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
브루 커피의 대표적인 종류인 콜드브루는 브루잉(Brewing)된 커피를 단순히 차갑게 아이스와 넣어서 마시는 것이 아닌, 브루잉 단계부터 애초에 차가운 물이나 상온의 물로 오랜 시간(12~24시간)에 걸쳐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뜨거운 물은 원두 입자에 잘 스며들어 추출 방식이 상대적으로 빠르지만, 차가운 물은 천천히 추출되기 때문에 커피의 쓴 맛이 덜하고 산미와 단맛이 더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드립(Drip) 커피와의 차이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드립 커피'는 브루 커피의 한 형태일 뿐, 큰 개념에서는 (차이가 있다기보다는) 같은 방식의 커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르 커피는 물을 우려내는 모든 방식을 포괄하는 용어로, 드립 커피는 그중에서도 핸드 드립이나 자동 드립 머신을 통해 뜨거운 물을 원두에 천천히 부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드립커피는 'Drip'이라는 단어가 '방울방울 떨어지다', '뚝뚝 떨어짐'이라는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반적으로 뜨거운 물이 커피 원두에 스며들어 필터를 통과하면서 커피 액이 떨어지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드립 커피는 가정이나 카페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며, 저도 집에서는 에스프레소 머신 보다 드립 커피를 더 즐기는 편입니다. (가끔 귀찮을 때만 머신으로..)
드립 커피는 물과 원두가 적절하게 접촉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커피의 향과 맛이 고르게 추출됩니다. 종이 필터를 사용하여 원두의 미세한 입자를 걸러내기 때문에 깔끔한 맛이 특징입니다.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
가끔 브루를 따듯하게 즐기고 싶은 분들이 '왜 콜드브루만 있고, 핫(hot) 브루는 없지?'라며 아쉬워하는 분들이 계신데, 많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별다방, '스타벅스'에 핫 부르 커피가 있습니다. 다만, 커피 이름이 다를 뿐.. 그 커피는 바로 스타벅스의 '오늘의 커피'입니다.
스타벅스의 오늘의 커피는 '드립 브루(Hot Brew)'에 속합니다. 오늘의 커피 메뉴 하단을 자세히 읽어보시면 'Brewed Coffee'라고 쓰여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으시죠?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원두가 시즌별로 바뀐다는 것에 있는데요. 스타벅스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오늘의 커피'를 "시즌에 어울리는 원두 종류를 선정하여 신선하게 브루드(Brewed)되어 제공되는 드립커피로, 원두커피의 풍부한 맛과 향을 따뜻하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아메리카노를 더 즐기는 편이긴 하나,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로 종종 '오늘의 커피'도 즐겨 마시곤 합니다.
① 그때그때 다른 원두가 제공되어 다양한 커피 맛을 기대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 매일매일 까지는 아닐 것 같고, 적어도 시즌 별로 맛에 차이가 확실히 있어 보입니다.
② 드립해 놓은 커피가 상시로 준비되어 있어 빠르게 서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출근길에 유용)
* 단, 이게 조금은 복불복인 게 드립 해놓은 커피를 오래 놔두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특정 시간 단위로 커피를 폐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약 1시간 단위) 이 시간대에 걸리거나, 오늘의 커피 주문량이 많은 경우 커피를 기다려야 하는데 이 경우에는 말 그대로 드립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 커피보다 오히려 더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직원 분께서 지금 커피가 다 떨어져 '몇 분 걸리는데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보면 그냥 '아메리카노'로 주문을 바꾸기도 합니다.
③ '오늘의 커피'를 주로 아이스(Ice)로 즐기는데, 이는 아메리카노보다는 무거운 바디감이 있으면서, 콜드브루보다는 더 담백한 느낌의 풍미가 좋기 때문입니다.
*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일 뿐입니다.(맛을 느끼는 기준은 다 다르니까요! :)) 일반적으로 브루 커피가 아메리카노보다 더 쓰다고 표현하곤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아메리카노(에스프레소 방식) 특유의 탄맛이 조금 더 쓰다고 느낄 때가 많아, 부르(brew) 종류의 커피가 더 깔끔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같은 브루라고 하더라도 콜드브루는 너무 진하게 느껴져서, 브루잉된 커피를 아이스로 먹는 것이 왠지 더 목 넘김이 담백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일부 매장에서는 '오늘의 커피'를 아이스로 판매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어쩌다 보니 스타벅스 홍보처럼 돼버렸는데... 철저한 개인 리뷰(내돈내산)입니다! ㅎㅎ 오해 없으시길..
커피는 알면 알수록 즐기는 재미가 더한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쓰다 보니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아직까지 커피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오히려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공부하는 재미도 같이 챙겨갑니다. 다음에는 다른 커피 이야기와 함께 가보았던 이색적인 카페, 자주 가는 카페 등을 소개하는 포스팅도 한 번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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