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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야기

명확한 뜻은 잘 모르지만 자주 쓰는 회사용어(feat.수신자 제위)

by Rail-road 2025.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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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자 제위’부터 ‘수명업무’까지

회사 메일이나 공문, 결재 문서를 보다 보면 낯선 단어들이 슬쩍슬쩍 등장합니다.


수신자 제위, 귀중, 공람, 갈음, 재가, 수명업무

 
 
대충 뜻은 알아서 그냥 넘어가지만, 막상 근데 '제위'(?)가 무슨 뜻이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오늘은 그런 아는 듯 모르는 회사 용어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볼까 합니다. (아마 이제 막..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에게는 도움이 될 듯합니다. 😅

뜻도 짚고, 언제 어떻게 쓰면 좋은 지도 같이 알아볼게요.


1. 수신자 제위 (受信者 諸位)
 
뜻 : 받는 여러 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
즉, **“받는 여러 분께”**라는 의미입니다.
 

 

보통 회사 공문이나 전체 공지문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문서에 쓰입니다.


2. 귀중 (貴中)
뜻 : 회사나 기관 등 단체를 높이는 표현.
예시: ㈜오렌지컴퍼니 귀중 ('오렌지컴퍼니께 드립니다'의 공손한 표현이에요.)
 
 

 

비슷한 말로 **‘귀하(貴下)’**가 있는데, 이는 개인에게 쓰죠. 즉,

  • 귀하 → 사람에게
  • 귀중 → 회사나 기관에

이렇게 구분하면 깔끔합니다.
 

 
 


3. 공람 (供覽)
뜻 : 여러 사람이 함께 볼 수 있도록 문서를 공유한다는 뜻.
 

예시: “결재 후 전 직원 공람 바랍니다.”
“모든 직원이 이 문서를 읽어보도록 해주세요.”
 

 
여기서 중요한 건 **“공람 = 다 함께 본다”**는 의미라는 점이에요. 비슷한 말로 **회람(回覽)**이 있는데, 회람은 차례차례 돌려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공람은 동시에, 회람은 순차적으로 보는 개념 정도로 구분할 수 있겠습니다.


4. 갈음 (代音)
뜻 : 어떤 것을 다른 것으로 대신한다는 의미.
 

예시: "자세한 내용은 첨부드린 문서로 갈음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문서로 대신할 테니, 문서를 확인해 달라는 의미가 되겠죠.
 
 

‘갈음’은 보고서나 공문, 안내문 등에서 문장 끝맺음으로 종종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상으로 인사말을 갈음합니다" 겉으로는 단정하고 격식 있지만, 속뜻은 사실 “이쯤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에 가깝죠.


5. 재가 (裁可)
뜻 : 상급자가 결재를 통해 승인하는 것.
 

예시: “대표이사 재가 후 시행 바랍니다.”
“대표이사 승인 후 진행하세요.”
 

 
‘결재(決裁)’와 헷갈리기 쉽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 결재 : 결재권자가 문서에 승인 도장을 찍는 행위
  • 재가 : 윗사람(주로 최고 책임자)이 공식적으로 허락하는 행위

즉, 결재는 실무 단계의 승인이고, 재가는 최종 승인에 가깝습니다.
 

 


6. 수명업무 (受命業務)
 
뜻 : 상급자의 명을 받아 수행하는 업무, 즉 **‘지시받은 일’**을 의미합니다.
 

예시: "그건 나중으로 미루고 대표님 수명업무부터 처리합시다."
 

 
‘수명(受命)’은 말 그대로 ‘명령을 받는다’는 뜻이죠. 그래서 ‘수명업무’는 자율적인 일이 아니라 위임 혹은 지시받은 공식 업무를 나타낼 때 쓰입니다. 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약간의 속도를 내야 한다는 함의가 있기도 하죠.(윗사람이 시킨 일이다.. 정도의)


회사 언어는 유난히 딱딱하고, 격식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 예의와 체계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수신자 제위’는 받는 이를 존중하는 말이고, ‘공람’은 함께 공유하자는 뜻, ‘재가’는 절차의 완결을 의미하죠.
 
단어 하나하나에 담긴 이런 뉘앙스를 이해하면, 처음에 많이 어색하지만 점차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조직의 언어”**로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이 오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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