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생소한 직업, 무도실무관
오래간만에 Netflix에서 볼만 한 한국 영화가 나왔다. 김우빈, 김성균 배우 주연의 영화 '무도실무관'이다. 이름도, 명칭도 다소 생소한 '무도실무관'은 2024년 9월 13일(금) Netflix에서 공개된 이후로 '국내 시청 영화 Top10'에 진입하며, 추석연휴기간 내내 국내시청 영화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작품을 연출한 김주환 감독은 2017년 8월 관객수 565만 명 기록한 영화 '청년경찰'의 감독으로, (개인적으로는 감독님의 다른 작품들은 별로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청년경찰' 너무 유쾌하고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어, 이런 경찰 공무원에 관한 이야기는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무도실무관은 사실 경찰이라기보다는 소위 '보호관찰' 대상에 있는 (집행유예, 혹은 선고유예, 또는 이제 막 출소하여 재범의 우려가 있는) 대상자들을 관리하는 직업이다. 실재 이들을 관리하는 역할은 이름 그대로 '보호관찰관'이라는 직무가 있긴 하지만, 보호관찰관이 면담을 하고 대상자들을 조금 더 심층적으로 관리한다고 하면, 이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우발적/위협적인 상황에 대비해 대상자들을 제압하는 것이 무도실무관이라고 보면 된다. 보통은 외부활동을 할 때, 보호관찰관/무도실무관 이렇게 2인 1조로 다닌다고 알려져 있다.
영화 줄거리
어쨌든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영화는 전자발찌 대상자들을 감시하며, 범죄를 예방하는 보호관찰관 김선민(김성균 배우)과 우연한 계기에 그의 파트너가 된 무도실무관 이정도(김우빈 배우)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정도는 태권도, 검도, 유도에서 각각 3단, 도합 9단을 가진 무술 유단자로, 본인이 흥미 있어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평범한 청년이다. (무술도 그냥 재미로 배워둔 셈)
아버지 가게일을 도와 배달을 하러 가던 주인공 이정도는, 범죄자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던 무도실무관을 도와주며, 임시직이지만 병원 입원이 불가피하게 된 전임자를 대신해 잠시 무도실무관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실제로 '유퀴즈'에 나왔던 무도실무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도실무관 1명이 관리하는 대상자가 100명 이상 된다고.. 유 퀴즈 온 더 블럭 149화 참조)
넷플릭스에서 릴리즈(release) 된 지 아직 일주일도 안 지난 영화이기에 결말을 미리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사실 스토리 자체로만 보면, 다소 단순하고 전형적인 (예상이 되는) 이야기로 전개가 된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다소 무리수가 있어 보이는 상황 설정도 있어 '저렇게까지..? 말도 안 돼'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부분이 몰입감을 깨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그래도 어느 정도 공권력을 갖고 있는 법무부 소속의 보호관찰관과 무도실무관을, 그것도 어느 정도 세력이 있는 깡패/건달 조직이 아닌 갑작스레 규합된 이상한(?) 무리들이 너무 대놓고 집단 린치하는 부분과, 또 주인공 이정도가 1대 다(多)로 포위되어 싸우고 있는데도 그냥 넋 놓고 드론으로 구경만 하고 있는 이정도의 친구들 (경찰이라도 빨리 부르던가), 마지막 순간에 도움을 주는 것도 결국.. 드론으로 공격... (드론 공격은 좀 너무했음)
낯설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
그럼에도 이 영화가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말하는 건, 첫째, 보호관찰관, 그리고 그 이름도 낯선 무도실무관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이다. 이들이 하는 일이 범죄 예방(재발 방지)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특히 아동 성범죄와 같은 극악무도한 범죄에 있어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구나'라는 걸 너무나 깨닫게 해 준다.
두 번째는 김우빈 배우의 캐릭터 몰입이다. 사실 이전에는 김우빈 배우를 많이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특히 극 중에서 병원에 입원에 있으면서도 동료의 죽음과 피해자의 아픔에 본인도 같이 괴로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과, 극 마지막 즈음에 범인을 잡겠다고 아버지와 대화하는 장면은 김우빈 배우가 얼마나 이 캐릭터와 일체가 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인상 깊은 장면이다.
"내가 그날 구해줬던 그 애는 사람이 무서워서 아직 밖에도 못 나온대.
그 애 10살이야, 10살, 겨우.
(중략)
지금 이 순간에도 10살짜리 여자애가 벌벌 떨면서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수 있어
모르면 상관없는데.. 그걸 이제 내가 다 아는데 어떻게 가만있어?"
(극 중 김우빈 배우의 대사 발췌)
마지막으로 액션 그 자체만으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킬링타임용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이다. 그래서일까. 영화 무도실무관은 대만, 태국 등에서도 흥행하며 Netflix 글로벌 순위에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24.9.17, FlixPatrol 기준)
현실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무도실무관의 역할을 통해 일상의 영웅을 그려낸 영화, 주인공의 성장 과정과 그 속에 김우빈 배우의 재발견을 느끼게 해 준 영화, 액션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길만한 영화 '무도실무관', 그 흥행이 어디까지 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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