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맨2, 코믹 액션의 귀환?
2025년, 다시 한번 권상우가 총을 들었다. 2020년 <히트맨>이 개봉했을 때 나는 회사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영화가 보고 싶어 '반반차'를 내고 극장으로 달려갔던 기억이 난다. (어차피 연차는 써도 써도 남는 법) 당시 <히트맨>을 보려고 간 것은 아니었지만 마침 그때 개봉했던 영화였기에 코믹 액션이라는 장르에 크게 기대를 걸지 않는 편임에도, 적당한 병맛과 B급 감성이 살아있어서 의외로 꽤 재미있게 보고 나온 기억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찾은 <히트맨2>. 사실 속편이라는 게 언제나 부담스러운 법인데, 그 부담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 없이 보면 볼만하다. 생각 없이 보면.. (시리즈물을 제외하고 속편으로 재밌게 본 영화는 <터미네이터2>가 유일한 것 같다.) 그래도 긍정적인 평을 해보자면 <히트맨2>는 전편의 유쾌함을 이어가면서도 더 커진 스케일과 더 강력한 액션을 보여준다.

전직 암살자의 귀환
이야기의 중심은 역시 전직 국정원 암살요원 출신 웹툰 작가 준(권상우)이다. 그는 여전히 연재 압박에 시달리며, 이번엔 아예 스케일을 키워 해외까지 휘말리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영화는 스토리를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기 시작하면 피곤해진다는 점이다.
핵심은 단순하다. 준은 원치 않게 다시 총을 잡게 되고, 국정원과 범죄 조직이 얽히면서 끊임없는 액션과 코믹한 상황이 연이어 터진다. 사실 이야기 자체는 전편과 비슷한 흐름을 따른다. 하지만 <히트맨> 시리즈의 핵심은 스토리의 참신함이 아니라, 그 속에서 배우들이 얼마나 신나게 뛰어노느냐에 있다.
병맛과 액션 사이
<히트맨2>의 액션은 전편보다 확실히 볼거리가 많다. 총격전도 더 화려해졌고, 몸을 날리는 씬도 대담해졌다. 물론, 리얼리티를 기대하면 안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저게 가능해?'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패배한 것이다.) <존 윅>처럼 스타일리시한 느낌도 아니고, 진짜 국정원 액션물 같은 긴장감도 없다. 그냥, 말 그대로 만화 같은 액션이다.
병맛 코드 역시 여전히 살아 있다. 중요한 순간에 엉뚱한 상황이 터지고, 악당조차도 어딘가 허술하다. 하지만 그 허술함이 이 영화의 유일한 매력이다. 이 영화는 진지함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 가벼움 덕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게 강점이다.
기억에 남는 장면
이 영화에서 가장 웃겼던 장면 하나만 꼽으라면, 준(권상우)의 알리바이를 증명해 주는 한 남학생이 여자친구가 있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권상우, 정준호, 이이경, 이순원 배우의 티키타카가 돋보이는 대사들이다. 그 중에서도 "왜 있어진 건데?"라고 말하는 이순원 배우는 이 영화의 감초 같은 색다른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마무리하며
<히트맨2>는 생각 없이 편하게 웃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영화다. 스토리의 개연성을 따지기보다는, 배우들의 찰진 연기와 과장된 액션을 즐기면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이런 영화를 볼 때는 팝콘을 한가득 사 들고 가야 한다. 이 영화는 철저하게 '팝콘 무비'이기 때문이다. (먹는 재미라도 같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전작을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나처럼 조금 실망할 수도 있고, 단순한 코믹 액션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소소하게 볼만한 영화 일수도 있다. 너무 진지하게 보면 손해다. 이 영화는 '몸개그를 보러 간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정확하다. 그러면 그 기대는 충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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