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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Blindness), 실명을 통해 보게 된 인간의 본성(本性) 실명(失明) 전염병, 눈먼 자들의 도시  갑자기 이 세상 사람들이 전부 눈이 멀어간다면?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영화 (2008년 作)에 있다. 영화 는 동명의 소설, 영문명 (1995년 作)를 원작으로 한다. 이 소설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는 199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세계 문학사 속에서도 엄청난 거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환상적 리얼리즘 안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와 세계관을 갖고 있는 그는 를 통해 다소 말도 안 되는 설정처럼 보이는 이 '실명 전염병'을 소재로 인간의 본성을 파헤친다.   1995년 작품임에도 영화화된 이 작품은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더 세련되다. 그만큼 원작이 갖고 있는 디테일한 인물 설정과 상황 묘사가 매우 강점이 작품인데, 그래서인지 .. 2024. 6. 16.
더 퍼스트 슬램덩크, 90년대 향수에 젖다 슬램덩크의 라스트(Last) 스토리, '더 퍼스트(First) 슬램덩크'  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열광했던 만화, 바로 '슬램덩크'이다.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자타공인 명작 만화이며, '드래곤볼'과 함께 일본 최고 레전드 만화로 항상 비교되며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드래곤볼'을 더 명작으로 꼽는다.) 첫 번째, 두 번째냐의 문제이지, '명작이다'라고 말하는 데에는 그 누구도 이견 없는 작품이지만, 연재 초반에는 '농구'라는 소재가 익숙하지 않아, 편집자가 작가(이노우에 타케이코)에게 '학원물'로 더 집중하길 권했다는 일화는 너무 유명하다.   (The First Slam Dunk, 2023년 作)는 풋내기 '강백호'의 좌충우돌 농구 성장 스토리인.. 2024. 6. 15.
서울의 봄, 잊어서는 안 될 대한민국 현대사 , 이 영화가 주는 상징성  여러 가지로 참 상징적인 영화다. 같은 내용으로, 심지어 캐릭터들의 대사까지 상당 부분 비슷한 포인트가 많았던 드라마 (2005년도, 41부작)이 있었는데도 (다시 말해 다 아는 내용인데도) 개봉 3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최종 스코어 1,312만, 역대 개봉영화 9위, 한국영화로는 역대 6위를 기록하며 엄청난 흥행을 이루어냈다. (여담으로, 정우성 배우에게는 첫 천만 영화라고 한다.) 물론 영화적 스케일과 선 굵은 배우들의 캐스팅, 전후 관계의 긴 스토리라인 없이 '12.12'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압축적으로 담아내며 유례없는 몰입감을 주었던 긴장감이 드라마의 그것과는 분명하게 차별된 점이 있다 하겠지만, 어쨌든 침체되어 있는 현재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은 그.. 2024. 6. 12.
조선 말 청국조계지(租界地)와 차이나타운 개항  고종 20년(1883) 1월 인천에서 개항이 이루어졌다. 1876년 '강화도조약(조일수호조규)'의 결과 일본에 의해 1876년 부산에서 첫 개항이 이루어졌으며, 1880년 원산에 이어 인천의 제물포가 세 번째 개항장으로 지정된 것이다. 인천의 개항으로 조선시대 대외 교역의 중심지였던 부산항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었으며, 더불어 강화도의 위상도 변하면서 인천이 새로운 요충지로 떠오르게 되었다. 사실 조선 정부는 인천의 개항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처음부터 강경한 거부 자세로 일관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훗날 인천이 '조선 개항의 상징'이라 불려질 정도로, 수도에서 아주 가까운 해안의 요충지인 인천을 개항하게 되면 서울의 시장이 피폐해지고 민생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끈질긴 일본 측의 .. 2024. 6. 11.
'요재지이(聊齋志異)'를 통해 본 청나라의 시대상 『요재지이』, 청나라 시대 속으로  우리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흔히 “저건 좀 말도 안 돼!”라는 표현을 종종 쓰곤 한다. 소재의 현실성, 사건의 개연성 등 어느 하나 말이 되지도 않는데도 우리는 그런 이야기에 더욱 끌리게 된다. 그 이유는 물음과 동일하다. ‘말이 안 돼’기 때문이다. 상상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통해서 그것을 구체화하고 때로는 그 이야기에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그 속에서 일종의 희열을 느낀다.   『요재지이』는『삼국지』,『수호지』,『금병매』,『홍루몽』등과 더불어 중국의 8대 기서 중 하나이다. 다른 것들과 달리 어딘가 제목에서부터 괴이한 느낌이 들었다. ‘요’라는 글자가 주는 이미지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이 이야기는 요괴나 귀신의 이야기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난 그런 .. 2024. 6. 10.
후크(Hook), 내 인생 최고의 명작 어드벤처 어린 시절 향수를 강하게 자극하는 추억 영화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영화들이 있다. 내게 이런 향수를 진하게 자극하는 영화가 바로 '후크(Hook, 1992년작)'이다. 후크를 처음 본 것은 1994년 정도로 기억한다. 외국 영화를 접하기가 쉽지 않았던 국민학생(?) 시절, 유일하게 애타게 기다리던 시간은 주말의 명화(MBC)와 토요명화(KBS)가 하는 시간이었고 (아직도 토요명화의 Opening 영상을 보면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때 처음으로 이 영화를 만났다. 당시에 운이 좋겠도 아버지가 막 집에 비디오를 들였던 터라, 공 테이프로 녹화를 떠 놓아서 이후에 집에서 심심할 때마다 이 영화를 다시 보곤 했었다. 어른이 되기 싫어 자라지 않기로 마음 먹은 아이들과 해적들로 가득찬 네버랜드, 상상을 하.. 2024. 6. 10.
스모크(Smoke), 평범함 속에 특별함이 있는 영화 연기(Smoke)처럼 스며드는 이야기  오늘은 아주 오래전 영화를 소개해볼까 한다. 지금부터 약 30년 정도 된 영화 '스모크(Smoke, 1995년 作)'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접한 건 그보다 훨씬 뒤인 2007년으로 기억한다. 한때 나는 영화를 많이 본다고 자부할 만큼 영화광이었지만, 영화 선택에 있어서만큼 또 누구보다 편식이 심한 편이기도 했다. 20대 때는 아직 어려서 그랬을까?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이 가미된 마블 시리즈 같은 스케일이 큰 영화를 선호했었는데, 20대 중반에서 30대로 넘어가면서 언제부터인가 일상적이고 휴머니티(Humanity)가 느껴지는,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어쩌면 다소 한가하다고 느껴지는 영화들이 점차 좋아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굿 윌 헌팅’이나 ‘라디오 스타’.. 2024. 6. 10.
6-7세기 고구려 벽화고분-사신(四神)도 6-7세기 고구려 고분벽화의 주제는 거의 대부분이 '사신(四神)도'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주제와 표현 방식에 있어서 많이 영향을 주었던 것은 이른바 '남북조' 양식이라 불리는 중국 남북조시대 때이다. ‘사신의 시대’로 불려질 만한 이 흐름에서도, 앞서 이야기했듯이 고구려는 그 수용에 있어 선택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평양권 고분벽화의 사신도  우선 평양권 지역에 속한 진파리 1호분의 사신도를 살펴보면 비록 남북조 양식으로 표현된 수목과 연봉오리 사이에 현무가 자리 잡았지만, 중국에서 등장하는 사신은 일반적으로 도교 계통 선인의 종속적인 존재로 표현되는 것과는 달리, 고구려의 고분벽화는 사신이 널방 각 벽면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또한 '강서대묘'와 '강서중묘'의 벽화는 남북조 벽화.. 2024. 6. 9.
번지점프를 하다, 숨겨진 명작 멜로 아련한 감성을 저격하는 사랑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는 이병헌, 이은주가 주연해 2,000년도에 개봉한 김대승 감독의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기로 결심했던 이유는 (지금이야 연기를 너무 잘하는 배우이지만) 당시 연기에 한참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느꼈던 이병헌과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했던 이은주라는 배우와의 시너지가 어떻게 그려질지 매우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난 후, 한참이 지나서야 이 영화가 당시 사춘기 시절이었던 내 감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화의 줄거리  먼저 영화의 이야기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보면, 인우(이병헌)와 태희(이은주)가 서로 알아가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태희가 현빈(여현수)이라는 인물로 환생해 인우와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으.. 2024.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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