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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20

더 퍼스트 슬램덩크, 90년대 향수에 젖다 슬램덩크의 라스트(Last) 스토리, '더 퍼스트(First) 슬램덩크'  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열광했던 만화, 바로 '슬램덩크'이다.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자타공인 명작 만화이며, '드래곤볼'과 함께 일본 최고 레전드 만화로 항상 비교되며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드래곤볼'을 더 명작으로 꼽는다.) 첫 번째, 두 번째냐의 문제이지, '명작이다'라고 말하는 데에는 그 누구도 이견 없는 작품이지만, 연재 초반에는 '농구'라는 소재가 익숙하지 않아, 편집자가 작가(이노우에 타케이코)에게 '학원물'로 더 집중하길 권했다는 일화는 너무 유명하다.   (The First Slam Dunk, 2023년 作)는 풋내기 '강백호'의 좌충우돌 농구 성장 스토리인.. 2024. 6. 15.
서울의 봄, 잊어서는 안 될 대한민국 현대사 , 이 영화가 주는 상징성  여러 가지로 참 상징적인 영화다. 같은 내용으로, 심지어 캐릭터들의 대사까지 상당 부분 비슷한 포인트가 많았던 드라마 (2005년도, 41부작)이 있었는데도 (다시 말해 다 아는 내용인데도) 개봉 3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최종 스코어 1,312만, 역대 개봉영화 9위, 한국영화로는 역대 6위를 기록하며 엄청난 흥행을 이루어냈다. (여담으로, 정우성 배우에게는 첫 천만 영화라고 한다.) 물론 영화적 스케일과 선 굵은 배우들의 캐스팅, 전후 관계의 긴 스토리라인 없이 '12.12'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압축적으로 담아내며 유례없는 몰입감을 주었던 긴장감이 드라마의 그것과는 분명하게 차별된 점이 있다 하겠지만, 어쨌든 침체되어 있는 현재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은 그.. 2024. 6. 12.
후크(Hook), 내 인생 최고의 명작 어드벤처 어린 시절 향수를 강하게 자극하는 추억 영화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영화들이 있다. 내게 이런 향수를 진하게 자극하는 영화가 바로 '후크(Hook, 1992년작)'이다. 후크를 처음 본 것은 1994년 정도로 기억한다. 외국 영화를 접하기가 쉽지 않았던 국민학생(?) 시절, 유일하게 애타게 기다리던 시간은 주말의 명화(MBC)와 토요명화(KBS)가 하는 시간이었고 (아직도 토요명화의 Opening 영상을 보면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때 처음으로 이 영화를 만났다. 당시에 운이 좋겠도 아버지가 막 집에 비디오를 들였던 터라, 공 테이프로 녹화를 떠 놓아서 이후에 집에서 심심할 때마다 이 영화를 다시 보곤 했었다. 어른이 되기 싫어 자라지 않기로 마음 먹은 아이들과 해적들로 가득찬 네버랜드, 상상을 하.. 2024. 6. 10.
스모크(Smoke), 평범함 속에 특별함이 있는 영화 연기(Smoke)처럼 스며드는 이야기  오늘은 아주 오래전 영화를 소개해볼까 한다. 지금부터 약 30년 정도 된 영화 '스모크(Smoke, 1995년 作)'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접한 건 그보다 훨씬 뒤인 2007년으로 기억한다. 한때 나는 영화를 많이 본다고 자부할 만큼 영화광이었지만, 영화 선택에 있어서만큼 또 누구보다 편식이 심한 편이기도 했다. 20대 때는 아직 어려서 그랬을까?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이 가미된 마블 시리즈 같은 스케일이 큰 영화를 선호했었는데, 20대 중반에서 30대로 넘어가면서 언제부터인가 일상적이고 휴머니티(Humanity)가 느껴지는,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어쩌면 다소 한가하다고 느껴지는 영화들이 점차 좋아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굿 윌 헌팅’이나 ‘라디오 스타’.. 2024. 6. 10.
번지점프를 하다, 숨겨진 명작 멜로 아련한 감성을 저격하는 사랑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는 이병헌, 이은주가 주연해 2,000년도에 개봉한 김대승 감독의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기로 결심했던 이유는 (지금이야 연기를 너무 잘하는 배우이지만) 당시 연기에 한참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느꼈던 이병헌과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했던 이은주라는 배우와의 시너지가 어떻게 그려질지 매우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난 후, 한참이 지나서야 이 영화가 당시 사춘기 시절이었던 내 감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화의 줄거리  먼저 영화의 이야기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보면, 인우(이병헌)와 태희(이은주)가 서로 알아가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태희가 현빈(여현수)이라는 인물로 환생해 인우와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으.. 2024. 6. 8.
파이란, 삼류를 '사랑'이라 부르는 하얀 난초 비주류의 사랑 이야기  파이란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은 20년이 더 지난 지금도 기억에 선하다. 요즘 시대야 콘텐츠의 '다양성(多樣性)'이라는 말을 굳이 꺼내지 않아도 영화의 소재, 주제, 장르, 캐릭터 등이 너무나 다양하고, 또 어떠한 이야기는 다양함을 넘어 너무 난해해서 때로는 이해가 안 되거나 혹은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적어도 내가 봐왔던 영화 기준에서는 영화의 소재는 주류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고 그런 천편일률적 이야기 홍수 속에서 파이란은 당시 꽤 신선하고 (좋은 의미로)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혹시나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지금 파이란을 본다면 어쩌면 '응? 이 정도 가지고?'라는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조금 뻔해 보일 수 있는 스토리이긴.. 2024. 6. 7.
모가디슈(Mogadishu), 냉전과 내전 속 그 어딘가에 위치한 도시 냉전과 내전 속 그 어딘가   '모가디슈(Mogadishu)'라는 낯선 단어만큼이나 생소한 이 이야기는 역사 속 실화를 바탕으로 극화한 류승환 감독의 11번째 영화이며, 1991년까지 소말리아 현지에서 대사로 근무하다가 내전 발발 후 모가디슈를 탈출한 강신성 대사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영화에서는 성이 다른 '한신성'(김윤석 분) 대사관으로 표현된 이 인물은 소말리아 내전이 일어난 후 남북한 대사 일행을 이끌고 생사를 넘어 모가디슈를 탈출한다. 왜 머나먼 타국, 그것도 소말리아라는 최빈국에서 남과 북이 만나 생사를 같이하게 되었을까.    영화 모가디슈는 해안을 끼고 있는 동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수도라는 지정학적 위치보다, '냉전과 내전 속 그 어딘가'에 위치한 정치학적 의미로써의 모가디슈를 더 와닿게 .. 2024. 6. 1.
아라한 장풍대작전, 통쾌한 현대판 무협 액션 유쾌하고 통쾌한 무협 액션 '아라한 장풍대작전'(이하 아라한)은 2004년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작품이다. 개인적인 사족을 덧붙이면 2004년은 잠깐의 방황을 하다 어렵게 마음을 고쳐 먹고 다시 수능 준비를 하던 시기였다. 안하던 공부를 약 1년 반만에 시작하면서 '뒤늦게 이렇게 하는게 맞나' 몇 번이나 스스로에게 되물을 정도로 확신도 없었고(각오도 없었다), 마냥 답답하기만 해서 많이 불안해하던 시기였는데 그 때 이 영화를 만났다. 그 날도 어김없이 학원 수업을 듣고자 1호선 바깥 풍경을 구경하며 전동 열차에 몸을 기대던 중에, 뭔가에 홀리듯 갑자기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별안간 극장 한 구석에 앉아 영화가 나오기만 기다리던 나는 너무도 유쾌한 이야기와 통쾌한 무협 액션에 매료되어 영화가 끝나고도 .. 2021. 12. 27.
돈 룩 업(Don't Look Up),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우리나라 속담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비슷한 뜻으로 '일수차천(一手遮天)'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는데, 누군가 내게 이 영화를 한 문장, 혹은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딱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그게 다 가려지지 않듯, 진실을 은폐하고 거짓 선동하는 사람들을 옆에서 지켜보면 참 우스꽝스럽고, 어이가 없기도 하며, 때로는 엽기적으로 보여지기 까지 하다. 그래서 이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을 보고 있으면 어이없는 웃음이 중간중간 터져나온다. '너무 과장이지, 정말 저러겠어?' 라는 물음에 영화 포스터의 메인 Phrase가 이렇게 대답한다. '실화...가 될지도 모를 이야기'라고.    돈 룩 업은 천문학 대.. 2021.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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